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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ing4

<월든>을 읽으면서 초월주의 철학자이자 자연과학자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 이상하게도 여간 읽어나가기가 쉽지 않은 책이었다. 그래서 여전히 다 읽지 못했다. 물욕과 인습의 체제에 반하고 자연주의적인 삶을 살기 위해 월든 호숫가에 집을 짓고 자급자족하며 살아가는 데이비드 소로의 생활들 그리고 그의 깊이 있는 사상들이 담겨있다. 조용하고 한적한 어느 산사에서 집중하여 쭉 읽고 싶은 글인데 현실에서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울음소리, 재잘거림 때문인지 당췌 내용이 흡수가 안된다. 몇 번이고 시도하다 그냥 천천히 읽기로 결심한 책이다. 경제 대부분의 사람은 집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제대로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저 이웃들이 집이 있으니 나도 집이 있어야하지 않나 싶은 생각에 굳이 가난하게 살아도 되지 않는데도 평생을 가난.. 2022. 9. 14.
<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를 읽고 행운처럼 그녀의 글이 나에게 왔다. 워낙 로맨스를 질색하고 뒷머리를 강타하는 스릴러물을 사랑하는 취향인지라 제목과 그림만 보고 정말 아무 생각없이 선택한 책이었다. 올가 토카르추크의 장편스릴러 소설인 이 책은 그 스토리도 흥미로웠지만, 작가가 등장인물을 통해 말하고 있는, 그녀의 엄청나게 깊고 넒은 사유의 그릇에 나는 흠뻑 빠지고 동화되었다. 주인공 두셰이코의 묘사는 매우 자세하고 섬세했다. 마치 인물사진을 보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사진이나 그림이 대상의 외면을 시각화하였다면 내가 본 사진은 내면의 형상이었다. 여러 어두운 군상 속에서 별처럼 빛을 내고 있는 그녀의 영혼은 다수의 일상에서는 매우 아프고 불안정해 보였지만 그 내면의 이야기는 우매한 내가 미쳐 느끼지 못한 깨달음의 소리와 같았다. 이따금 우.. 2022. 7. 5.
<안자이 미즈마루_마음을 다해 대충 그린 그림>을 읽고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작가인 안자이 미즈마루(Anzai Mizumaru, 1942-2014)의 작품에 관한 책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업파트너이자 절친한 친구였던 그의 초창기 작업부터 최고의 인기작까지 볼 수 있었다. 작품에 관한 이야기와 작가의 일화, 인터뷰 등을 실은 책이라 매우 쉽고 빠르게 읽혀졌다. 중고서점에서 이런저런 책들을 살펴보다가 제목이 마음에 들어 읽기 시작했다. 낙서 같기도 하고 전혀 공들이지 않은 습작 같기도 한 그림들이었지만 이상하리만큼 갖고 싶은 감정을 들게 한다. 그의 작업들은 자유롭고 위트있고 재미있었다. 어떤 것이든 내가 있으면 어떤 느낌으로든 내 것이 나올 것이다. 그런 느낌이란 것은 _안자이(p147) 나는 작업에 있어서 신중하고 완벽하려고 늘 노력한다. 하지만 늘상 썩 마.. 2022. 6. 13.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을 읽고 남의 신념대로 살지마라. 방황하라. 길 잃은 양이 돼라. 가장 기억에 남는 글귀이다. 지난 몇 년간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가' 끊임없이 질문하고 답을 찾느라 굉장히 많이 아팠었다. 내 인생은 단단하게 쌓아올린 탑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구멍이 생겼고 그러자 조금씩, 그리고 한없이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나의 모래성이 몇 번이고 파도에 휩쓸려 갈 때 나는 바라볼 수 밖에 없었고 속절없이 다 떠내려가버리고 원래부터 아무것도 없었다는 듯 평평한 모래바닥을 보며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원래 그런거야,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아무렇지 않다를 수없이 중얼거리는 것 밖에 없었다. 하지만 나는 정말 하나도 괜찮지가 않았다. 나는 매일 죽음을 꿈꿨고 아무말도 들리지 않고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깊은 싱크홀에 빠져있.. 2022. 4.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