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노트:
이 그림은 인간의 이기심에 의해 멸종된 동물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세상에는 수 많은 종류의 동물들이 살아간다. 시간과 환경에 따라 자연스럽게 멸종되기도 하고 새롭게 발견되기도 한다. 하지만 인간이라는 한 종의 욕심에 의해 얼마나 많은 수의 동물들이 멸종당하고 있는지,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단지 살아있는 것은 모두 소중하고 그들의 삶 역시 행복해야한다는 생각으로 자유를 잃고 갇혀진 동물들에 대해 슬퍼하고 모피나 가죽 정도의 물건 사는 것을 지양하는 정도였다. 나의 두 아이들의 지독한 동물사랑에서 시작한 멸종동물들에 대한 탐구는 인간에 의해 멸종 된 동물들에게로 특히나 관심이 갔다. 서식지 파괴와 무분별한 남획, 질병과 포식자 유입 등 인간의 행동으로 야기된 여러 이유들에서 절멸하게 된 동물들의 모습을 그려보았다. 독도강치, 오록스, 포클랜드늑대, 숀부르크사슴, 큰바다쇠오리, 웃는올빼미, 콰가, 도도, 북부흰코뿔소, 테즈메니아늑대, 쿠바붉은앵무새, 파란영양, 서세스블루, 세이셸코끼리거북, 작은 빌비, 황금두꺼비. 그들의 모습은 살아있는 생동감이 느껴지기 보다 죽음을 깨달은 듯 어딘가 슬퍼보이고 처연한, 유리너머의 박제 된 동물들을 보는 듯하다. 아무리 털을 한올한올 쳐 나가더라도 결국 사라진 동물들에게는 한 숨조차 불어넣을 수 없다는 것을 슬퍼하며 그들의 이름 한 줄 우리의 머리 속에서 기억하고자 그림을 그렸다. 더불어 그들을 기리며 추모하는 마음으로 책거리의 여러 기물들을 함께 넣어보았다.
과연 몰랐던 것일까 아니면 나의 편의를 위해 모르는 척 했던 것일까? 구름이나 안개에 가려있던 것들이 서서히 흩어지며 진실을 마주하듯, 무심했던 나의 지난 행동들을 깨닫고 부끄러워하며, 과오를 인정하고 사죄한다. 하지만 지금도 여전히 존재자체로 아름다운 많은 동물들이 우리의 무지와 욕심에 의해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이 슬프다.
143x137cm
순지에 분채, 봉채
2019 제 22회 김삿갓문화재 전국민화공모전 장려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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